To. Blue butteflyees

essay 2009.12.30 01:20


초록불이 기적같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1. 선배들

블루버터플라이의 기적은 김정수 회장님의 오랜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게 얼마나 오래 된 꿈인지 저는 잘 몰랐었습니다.

김회장 께서는 블루버터플라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하루 하루 가슴 벅찬 삶을 살고 계시다고 하시던데
그건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매일 밤 자기전에 사이트를 들어가 보는데
그때마다 녹색점이 밤하늘의 별처럼 수십개씩 늘어나 있습니다.
그 별들을 하나하나 열어 이름을 확인할때면
정말이지 눈물이 왈칵 쏟아질 지경입니다.


롯데호텔에서 행사를 마치고
조남준 회장께서 제게 술을 한잔 따라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사장,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야.
김회장이 몇년 동안 생각만 해왔던 꿈을
여사장이 오늘 실현해준거야."

테이블 저쪽 끝에 앉아있던 김회장님이 말을 끊었다.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몇년이 아니라
정확히 20년 전부터 꿔온 꿈이예요"

 


2. 후배들

몇달전 연고전 마지막날이 기억납니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유명가수도 초청하고 술도 무료로 제공하는
뒷풀이 축제를 열어줬었지요

행사 중간에
사회자가 후원해준 회사들의 이름을
소개하기 시작하자

제 바로 앞에 있는 학생 - 방금전 포미닛의 무대 때문에 한껏 흥분된 상태의-
한명이 옆친구와 어깨동무를 하며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아이 씨 그만 하고 다음 가수나 나오라고 해"
"그러게 말야. 누가 후원했건 그게 나랑 뭔 상관이야 "

그들 손에는 맥주회사를 운영하는 선배가 무제한 제공하고
주말을 반납하고 후배들 술한잔 먹이려 나온 반백의 선배들이
저녁 내내 서서
손수 따라준 맥주가 하나씩 들려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후배들은 그 술을 받아갈때도 이랬던것 같습니다.
"와 공짜래? 진짜? 좋아 오늘 먹고 죽자"

 

 

 
3. 동기들

행사장에 동기 다섯이 와 있었는데
제가 맡은 일이라고 하니
고맙게도 모두 한구좌씩 기부를 해줬습니다.

20년 봐 왔는데 제 친구들 다 짠돌이 들 입니다.
평소에 회비좀 걷자면 돈만원도 안내고 도망가던 친구들입니다.
아직 여유있고 안정되었다고 말하기 힘든 나이입니다.
정해진 월급 받아 한참 크는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주택대출 갚는 처지들입니다.
벌어놓은게 아니라 벌어 모아야 되는 시기에 놓인 연배들 입니다

그런 친구들이 선뜻 기부에 참여해주니
너무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고마운건 알겠는데 왜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이상했는데
잠시 뒤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기부해준 동기들에게 고맙다고 구십도로 절하고
돌아서는데
뒤늦게 현민이가 쫒아왔습니다.

"준영아 생각같아선 왕창 하고 싶은데 내가 좀 그렇다" 하면서
한 구좌를 기부하겠다는 약정서를 내밀었습니다.

현민이는 중소기업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 하고 있는데
요즘 영업이 잘 안되서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원래 집안도 넉넉치 않았었고
전 직장에서는 월급을 떼인 적도 있다니
하루 천원이 우스운 상황은 절대 아닙니다.


현민이가 내민 약정서를 받아들면서
비로소 아까 왜 동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현민이 얼굴에 연고전 마지막날 신촌에서 만났던
후배들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던 겁니다.

내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기부하라고 하는게 과연 옳은 일인가 헷갈렸습니다.

과연 그때 그 후배들이
고작 한구좌 약정하면서
낼까 말까 수십번 주저하고
아내 얼굴 떠올라서 또 한번 멈칫하고
내 아들 딸 이렇게 비싼 선물해준적 있었나 싶어 망설이다
기부를 하기로 한 내 친구 현민이 같은 '
촌스런 선배들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고 진심으로 고마와 할지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야. 꽁짜래 역시 연대 돈많아. " 하는 후배들의 목소리를 듣게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자꾸 들면서 저도 모르게 독려가 아니라  디마케팅을 하게 되더군요
어제 후배 경수에게 "야 형이 하는거니까 너도 참여해 " 했다가
그 친구가 덜컥 두구좌나 약정한걸 보고
"야. 하나만 하지 니가 돈이 어딨다고 " 하며 말리기도 했지요

 

 
4. butterfly & butterflyee

블루버터플라이 사이트에 있는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선배이름 한줄은 144만원 입니다.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 또 크다면 큰 돈입니다.
기부자들은, 특히 젊은 졸업생들은
최근 몇년간 자신을 위해
한 개에 백만원 넘는 물건을 사본적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홍보하는 사람이라
모든 동창들에게 "하루 천원이니 이 얼마나 작은 돈이냐" 라고
떠들었지만 
후배들마저 선배들의 마음이 작고 사소하다고 받아들이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늘 합니다.
후배들이 당연히 여기고, 고마와하지 않고
또 그 받은 배려를 잘 질량보존해 다음 후배에게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저는 천원으로 기적을 만들자는 제 꾀임에 넘어가(?) 기꺼이 기부해준 기부자들에게
큰 죄를 짓게 되는겁니다.

재벌 몇명이 100억을 내놓으면 또 모르겠지만
10000명이 십시일반 100억을 모으면
그 10000 명 들 속에는 사연 있는 수천명이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모쪼록 후배들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 그 사연을 헤아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애초 이프로젝트 컨셉을 잡을때
다른 기부 프로그램과는 달리
수혜자에게만 신경쓸게 아니라
기부자들에게도 자부심을 갖게 배려하자는 코드를 담았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 자부심은 저같은 기획자가 선물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후배들이 선물 해야 되는 겁니다.


블루 버터플라이의 기적은
기부금이 많이 쌓인다고 완성 되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베푸는 선배와  누리는 후배들이 같은 마음일때
비로소 완성될겁니다.

적어도 이 글은 기부자들 말고
기부를 받게 되는 후배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으면서
"이거 웬 생색이야"
"그러게 말이야 누가 주던 무슨 상관이야."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 Blue butteflyees  (5) 2009.12.30
Blame it on the Butterfly  (0) 2009.12.13
Posted by BlueButterfly 여준영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01.01 0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BlueButterfly 여준영 2010.01.05 1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 메일로 답장 보내겠습니다.

  3. 2010.01.08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2010.01.08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